대나무 밭을 정리할 때 먼저 대나무를 다 베어내고 정리를 해둔 후 굴착기로 뿌리를 걷어내는 것이 순서였는데 당시 상황이 그럴 수 없고 경험이 없다보니 대나무를 먼저 정리하지 못했어요. 굴착기가 그대로 대나무밭을 휘저어서 뿌리채 뽑아냈고 밭 한 쪽 구석에 쌓아두었는데 그것이 큰 실수였어요.
대나무를 정리하려고 꺼내다보니 서로 갈라지고 엉키고 무거운 뿌리가 흙을 붙잡고 대나무들을 누르고 있다보니 당겨지지도 않고 빠지지도 않아서 실타래처럼 엉킨 대나무들을 풀어내는대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리고있어요.
처음에는 막막했어요. 이 엄청난 대나무들을 혼자서 언제 다 정리할까? 할 수는 있는걸까? 수습이 가능할까? 이런저런 생각끝에 일단 시작해보기로 하고 무념무상으로 대나무들을 보이는것부터 하나하나 정리하기 시작했어요. 며칠은 정리를 해도 티 하나 나지 않았어요. 주변에서는 그냥 굴삭기 불러서 땅 파고 묻어라, 폐기물처리해라 등등 이야기가 많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정리해보기로 했습니다.